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한 압박에도 결국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 재개를 밝혔다. 그는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유 시설 공격에 대한 제동은 풀렸다.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에너지 휴전이 이뤄졌다고 밝힌 지 단 3일만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기간에 자신들은 공격을 자제했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백악관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 의향에 대해 그는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더 많이 제공받는다면 동의할 수 있다”면서 “그것이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은 탄도 미사일 조기 경보를 미국으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서비스도 전국적으로 속도가 느려져 최전선 작전과 러시아 군사 시설에 대한 중거리 타격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칭찬하는 태도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불만은 ‘배신감’ 토로로 확연하게 드러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영국 시사 인터뷰 프로그램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배신감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말해서 우리 둘 사이에서는 그렇다”면서 “이 문제가 단순히 내 감정이나 느낌보다 조금 더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파트너를 잃게 되어 안타깝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잃어가고 있지만 그건 우리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약해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배신감 토로의 직접적 계기는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에 합의했다는 결정과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는 압박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쪽 편을 들 때 고통스럽다”면서 “중립적인 입장에 있다면 이를 고수해야 한다. 잘못된 편에 서서는 안 된다. 지금은 역사의 올바른 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관계는 회복이 힘들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는 이제 (러시아와)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대통령(지도자)을 맞이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사실상 젤렌스키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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