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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폰에 ‘암호 알고리즘’ 심겠다”는 푸틴…목적은 도청 차단?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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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전화 통화를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I 생성 이미지


러시아가 향후 자국 내에서 5G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개발한 암호화 알고리즘을 직접 탑재하도록 제조업체에 요구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매체 RBC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디지털 개발부의 명령 초안에는 ‘쿠즈네치크’로 알려진 러시아 암호화 알고리즘에 대한 요구 사항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쿠즈네치크는 휴대전화와 기지국 사이에서 오가는 데이터를 다른 사람이 가로채더라도 내용을 알아볼 수 없도록 바꾸는 암호화 기술이다.

예컨대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으면 기기와 통신망 사이에서 다양한 데이터가 오가는데, 이때 암호화 알고리즘은 원래 데이터를 ‘암호문’으로 바꾸고 정당한 통신 상대만 이를 다시 해독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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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8월 말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 S26 FE’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쿠즈네치크는 이런 역할을 하는 국가 표준 암호 알고리즘으로, 러시아 정보 당국인 연방보안국(FSB)이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술을 자체 통신망에 적용하는 것이 러시아 당국의 목표다.

FSB가 개발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러시아 정부가 이 암호화 알고리즘을 통해 모든 스마트폰의 통신 내용을 열람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문제는 러시아 당국이 향후 쿠즈네치크 탑재를 ‘의무화’하면 삼성이나 애플 등 해외 업체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RBC는 “입수한 러시아 디지털 개발부 명령 초안에 따르면 2032년 3월 1일부터 러시아에서 사용하는 모든 5G 스마트폰에 쿠즈네치크 알고리즘을 탑재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며 “러시아 당국의 이러한 요구 사항은 애플·삼성·중국 제조업체 등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해외 브랜드의 5G 스마트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애플 스마트폰까지 영향받는 이유러시아 당국이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쿠즈네치크는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 설치나 운영체제 업데이트와는 차이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5G 무선 통신의 암호화는 스마트폰 내부에서 이동통신을 담당하는 모뎀 칩과 기지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퀄컴 등 해외 모뎀에는 러시아가 요구하는 알고리즘이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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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두 번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완전히 펼쳐진 모습. 삼성전자 제공


따라서 삼성과 애플 등 제조사가 러시아에 스마트폰을 팔기 위해 해당 기능을 넣으려면 칩 설계 단계에서 쿠즈네치크를 탑재하거나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 또는 관련 소프트웨어를 따로 개발해야 한다. 단순히 유심 카드 교체나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는 러시아 당국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는 의미다.

더불어 쿠즈네치크 기반 방식은 국제 이동통신 표준인 3GPP에서 통상 사용하는 기존 암호화 알고리즘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해외 제조사와 칩 업체가 러시아가 요구하는 쿠즈네치크를 지원하도록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뜻이므로 기술적 비용과 개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해당 조치가 현실화하면 삼성과 애플 등이 러시아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러시아가 자체 암호화 기술 강제하려는 이유디지털 보안 전문가 니콜라이 크반탈리아니는 이날 현지 매체 도드즈에 “쿠즈네치크의 도입은 러시아의 ‘인터넷 주권화’ 정책 추진의 전술적 조치”라고 분석했다. 통신 핵심 인프라가 외국의 암호화 표준과 반도체 제조업체에 의존하는 상황을 줄이고, 기존 통신 감시 체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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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그는 “러시아는 이미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에 감청·검열 시스템을 심어 운용하고 있다”며 “이런 시스템은 스마트폰과 기지국 사이의 무선 구간에 어떤 암호화 알고리즘이 사용되는지와 별개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쿠즈네치크를 도입한다고 해서 정보기관의 감청 능력이 자동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이번 조치는 감청 기능을 새로 확보하려는 것이라기보다 통신망의 암호화 체계를 러시아가 통제할 수 있는 기술로 전환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쿠즈네치크와 같은 암호화 알고리즘이 도청 공격을 방어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 보안제품 전문업체 카스퍼스키랩의 수석 전문가인 세르게이 골로바노프는 현지 매체 코메르산트에 “쿠즈네치크가 스마트폰과 기지국 사이의 무선 통신을 가로채거나 도청하는 공격을 방어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휴대전화와 기지국 사이의 무선 구간의 암호화가 취약할 경우 공격자가 통신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내용을 분석할 수 있는 만큼 통신 암호화 기술을 지속해서 갱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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