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국 창안의 픽업트럭으로 공격 드론을 발사”
-“민수용 차량, 일반 도로로 이동·군용 차량과 구별 어려워 적 피하기 수월”
-호날두 등 포르투갈 축구 선수들이 홍보하기도
중국의 유명 자동차 제조업체의 차량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터에서 러시아군의 드론 발사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탐사보도 매체 슬리드스트보 인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중국 창안자동차의 픽업트럭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공격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전투 현장을 담은 영상에는 창안자동차가 생산한 ‘헌터’로 추정되는 픽업트럭이 등장한다. 해당 트럭 위에는 공격용 드론의 이동식 발사대가 실려 있다.
창안자동차의 헌터는 본래 화물과 장비를 운반하기 위한 픽업트럭으로 제작됐으나, 우크라이나 매체가 확보한 영상에서는 게란 계열의 드론에 폭발물을 장착한 뒤 이동 중인 헌터 트럭에서 발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 7월 러시아 친정부 방송인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가 최초로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대형 고정식 발사 시설이나 전용 군용 차량이 아닌 상용 픽업트럭을 드론 발사대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이 쏠렸다. 이러한 민수용 차량은 일반 도로로 이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군용 차량과 외형상 구별이 어려워 적의 공격을 피하기가 수월하다.
전장을 누비는 창안자동차의 헌터 픽업트럭은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영상에서도 확인됐다. 해당 영상에도 러시아군은 헌터 트럭에 게란 계열의 드론을 실은 뒤 이를 발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로 수출된 창안 헌터만 수백 대창안자동차는 중국 충칭에 본사를 둔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로, 중국 국유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승용차와 상용차를 생산하며,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신에너지 차량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한 포르투갈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이 헌터 픽업트럭을 포함한 창안자동차 차량을 홍보하기도 했다.
슬리드스트보 인포가 입수한 러시아 통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러시아가 수입한 창안의 헌터 픽업트럭은 327대로 파악됐다. 2025년 1분기에도 145대가 추가로 수입됐다.
해당 수치는 러시아에 수입된 해당 차량의 전체 규모인 만큼 현재 러시아군이 군용으로 확보한 창안 헌터의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매체 기자가 러시아 내 판매 법인(창안 모터스 루스)을 대상으로 위장 취재를 진행한 결과, 매우 손쉽게 군용으로 쓸 창안 헌터 트럭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슬리드스트보 인포 기자는 러시아의 드론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알라부가 특별경제구역 관계자를 사칭해 창안 모터스 루스에 연락했고, 공격용 드론 발사에 사용할 헌터 픽업트럭 36대를 구매하고 싶다고 문의했다.
이에 창안 모터스 측은 할인 가능성까지 설명하며 판매에 열을 올렸다. 위장한 기자가 ‘민수용 차량은 군용으로 판매하는 것은 위법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과거에도 유사하게 판매한 경험이 있고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유럽 빠진 틈 채우는 중국 자동차 업계이번 사례만으로 중국 본사가 민수용 차량의 군용 판매를 허가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중국산 민간 용도 물품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글로벌 축구 선수인 호날두가 직접 광고 모델로 나선 창안자동차의 경우,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차량이 전쟁터에서 공격용 드론의 발사 플랫폼으로 활용된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파장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슬리드스트보 인포는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유럽과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한 틈을 타 중국산 자동차의 수입을 늘려 왔다”고 전했다.
이어 “창안자동차의 중국 본사가 해당 차량의 군사적 전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러시아군에 직접 공급했는지, 무기체계 통합에 관여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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