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가 한국과 미국의 연합 군사훈련이 한반도에 불안정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3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한반도, 특히 비무장지대에서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는 언론의 질문에 “안타깝게도 한반도 상황은 안정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의 불안정 조짐은 미국과 한국이 북한 접경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가운데 나타난다”며 “이런 훈련은 명백히 도발적인 성격을 띠며 참가국 스스로 인정하듯 핵무기를 포함해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 연습을 목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이 언급한 ‘이번 훈련’은 최근 실시된 한미 양국의 아이언메이스 연습과 프리덤 플래그 훈련, 한국군의 호국 훈련 등을 의미한다.
그는 위 훈련 등을 차례로 거론하며 “북한이 자국 안보와 국방력 강화를 위해 취하는 조치들은 완벽히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자하로바 대변인은 한국을 향해 “북한 비난을 위한 억지 명분을 찾고 선언적인 평화 촉구보다는 비무장지대에서의 위험한 군사훈련과 도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비판, 처음 아니다앞서 자하로바 대변인은 지난해 3월에도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연합훈련 ‘프리던 실드’를 앞두고 “해당 훈련이 새로운 긴장 국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역내 군사훈련은 대결의 악순환을 심화시키고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규모 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같은 달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회담한 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북 군사활동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본다”며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규모 전쟁 시나리오를 상정한 군사훈련이 긴장 고조의 주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는 한미 연합훈련이 방어적 훈련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지난해 9월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브리핑에서 전달 열린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을 거론하며 “해당 훈련에는 병력 수만 명과 미군 F-35 전투기 등 공격용 군사장비가 동원됐고, 영국 등 미국의 동맹국과 유엔군사령부까지 참여했다”며 “이는 방어적 훈련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6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을 두고 “한국 및 일본, 그리고 북한에 적대적인 병력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군사훈련의 규모와 강도를 크게 높임으로써 지역 내 군사 기반을 확대하려는 미국의 대립적 정책”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더 강력한 핵으로 통제”북한도 연일 한미 군사 연합훈련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김정식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은 지난 2일 발표한 담화에서 아이언메이스 훈련을 언급하며 “철두철미 우리 국가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목적으로 한 가장 극악한 핵전쟁 시연”이라고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은 “2024년부터 연례적으로 강행되고 있는 아이언메이스는 우리를 핵으로 압살하려는 미국의 야망은 변함이 없으며 그 위험 수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했다.
또 “우리는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이 국가의 주권안전과 지역의 평화를 책임적으로 수호해나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의 핵전쟁억제력의 기본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의 국방성이나 군당국자가 아닌 군수담당자가 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이번 연습을 핵개발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한편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나흘간 실시된 아이언메이스는 2024년부터 한미핵협의그룹(NCG) 공동지침 이행을 위해 연례 시행되고 있다.
프리덤 플래그는 한미 공군이 실시하는 대규모 연합 공중전투 훈련으로, 올해는 지난달 26일 시작해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프리덤 플래그 훈련에 앞서서 우리 기술로 개발한 전투기 KF-21 보라매가 미 공군 전력과 처음으로 편대 비행에 나선 바 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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