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다이내믹스, 국내 최초 CMMC 레벨 2 획득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110개 보안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국내 방산자료 유출 사례 갈수록 증가
방산업계가 핵심 기술과 군사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 등 해외 방산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한 인증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일 SNT다이내믹스는 미국 국방부 공인 ‘CMMC 레벨 2’(사이버보안 성숙도 모델 인증 2단계)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국내 대표적인 방산·정밀기계 제조업체인 SNT다이내믹스는 전차와 자주포 등 주요 지상무기체계에 들어가는 변속기와 기관총·박격포·대공포 등 화력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특히 K2 전차용 자동변속기와 K9 자주포 등 주요 지상무기체계의 동력전달 및 화력 관련 부품과, 120㎜ 자주박격포 체계, 소형무장헬기(LAH)용 기관총, 30㎜ 차륜형 대공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해당 업체가 획득한 CMMC는 미 정부가 글로벌 방산 공급망 전반의 기술정보를 보호하고 사이버 위협을 통제하기 위해 도입한 사이버보안 인증 제도다.
CMMC 인증 획득을 위해서는 미 국방부가 요구하는 보안 수준에 따라 기업의 정보시스템과 내부 보안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 사이버 공격이나 무단 접근으로부터 계약 관련 정보와 통제 대상 비기밀정보(CUI)를 보호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SNT다이내믹스가 획득한 레벨 2에는 접근통제, 사용자 인증, 데이터 암호화, 보안사고 대응, 시스템 취약점 관리, 보안 교육 및 내부 보안정책 수립을 포함해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규정하는 110개 보안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앞서 해당 업체는 2024년 6월 국내 방산기업 중 처음으로 CMMC 레벨 1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국내 방산업계가 보안 인증 확보에 열 올리는 이유국내 방산 기업이 CMMC 레벨 2 인증을 획득한 배경에는 갈수록 중요성이 강화되는 기술 보안과 더불어 미국 등 서방 국가의 방산 공급망 진출 과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향후 유지·보수·정비(MRO) 및 양산 공급 계약 체결 시 CMMC 레벨 2 인증을 필수조건으로 적용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미국 방산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방산기업에게 정보보호 체계 구축과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방산기업으로서는 보안 인증 강화가 내부 기밀을 지키는 수단인 동시에 해외 사업 기회를 넓히는 필수 조건인 셈이다.
SNT다이내믹스 역시 CMMC 레벨 2 획득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의 의지를 밝혔다.
SNT다이내믹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정기열 이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보안역량 고도화를 통해 전 세계 미군 MRO(유지·보수·정비) 및 양산시장 공급망 진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술 유출을 방지하는 것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은 물론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만큼, 국내 방산업체들의 사이버 보안 체계 고도화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매일경제에 “방산 기술은 기업의 자산인 동시에 국가 안보와 연결되는 정보”라며 “사업 기회 확장을 위해서도 (CMMC 인증 등의) 노력은 필요하지만, 국내에서 개발한 무기체계가 해외 경쟁사나 적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방산업체들은 임직원들에게 중국을 비롯해 사이버 감시가 엄격한 국가를 출장 혹은 여행 시 본인의 스마트폰 대신 임대 기기를 쓰라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공항이나 호텔 등에서 공용 와이파이와 USB 포트를 통해 데이터가 탈취되거나 악성코드에 감염되는 피해도 잇따른다며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산자료 유출 사례 증가최근 몇 년 새 국내 방산자료 유출 사례가 늘어나자 업계의 보안 강화 움직임이 더 가속화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달 1일까지 방산 관련 자료 유출은 62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8건, 2022년 3건, 2023년 5건이었으나 2024년 17건, 지난해 16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9월까지 13건이 발생했다. 이와 별개로 유출 정황 신고가 접수됐지만 실제 유출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사례도 15건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2026 AI 기반 방산기술보호 컨퍼런스’에서 방산기술보호·보안협의회 관계자는 “방산기술은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개발 역량과 막대한 국가적 예산이 투입된 전략자산으로, 한 번 유출되면 그 피해를 회복하기 상당히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첨단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기술보호체계도 사후 대응 중심에서 지능형 예방·탐지·대응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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