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완주한 참가자들을 위해 준비한 해산물 잔치가 쟁탈전으로 변했다. 뜨거운 조개를 맨손으로 집어 봉지에 담는가 하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음식이 놓인 테이블까지 무너졌다. 중국 옌타이 마라톤 주최 측은 결국 사과문을 냈다.
3일 중국 제멘신문에 따르면 지난 1일 산둥성 옌타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완주자 음식 제공 구역에서 해산물을 서로 가져가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큰 혼잡이 빚어졌다. 온라인에 퍼진 영상에는 사람들이 봉지를 든 채 갓 쪄낸 조개를 앞다퉈 챙기는 모습이 담겼다.
해산물은 매년 이 대회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즐길 거리다. 바닷가 도시의 특색을 살려 경기를 마친 참가자들에게 현지 음식을 대접한다는 취지다. 올해도 결승점 인근 행사장에 대형 솥 4개를 설치하고 가리비와 조개를 계속 쪄냈다.
준비한 양도 적지 않았다. 주최 측에 따르면 가리비 5t과 다른 조개류 750㎏, 고구마묵 부침인 먼쯔 500㎏을 마련했다. 생강차와 과일 등도 제공했다. 대회 홍보 담당자는 해산물 제공 구역이 경기 중 이용하는 급수·보급소와는 별개로, 완주 후 얼음찜질과 스트레칭을 마친 참가자들이 셔틀버스를 타러 가는 길목에 마련된 후원사 행사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음식을 내놓는 속도보다 사람이 몰리는 속도가 빨랐다. 일부는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조개에 손을 뻗었고, 봉지에 한꺼번에 담아 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솥을 내려놓기도 전에 뜨거운 줄도 모르고 달려들어 가져갔다”며 통제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해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만 보안 인력을 더 배치해도 막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최 측은 행사 다음 날 사과문을 내고 일부 참가자가 완주 후 음식을 받는 과정에서 불편을 겪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주최 측 설명에 따르면 대회 당일 오전 9시 30분부터 10시까지 약 30분 동안 5500여 명이 잇따라 완주했다. 해산물은 현장에서 익혀야 하고 한 솥을 조리하는 데 약 20분이 걸려, 몰려드는 인원을 제때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지 온라인에서는 음식을 가져간 사람들의 행동과 주최 측 운영을 모두 지적하는 반응이 나왔다. 관련 보도 댓글에는 “경기에 참가하러 온 것인가, 뷔페를 먹으러 온 것인가”, “음식이 늦게 나와도 줄을 서야지 서로 빼앗듯 가져가면 되느냐”는 비판이 달렸다. 반면 “해마다 그랬다면 미리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 “한 솥씩 내놓지 말고 한 사람 몫으로 나눠 주면 될 일”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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