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새 정부 구성의 우선 권한을 ‘반네타냐후’ 진영을 이끄는 가디 아이젠코트 야사르당 대표(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에게 부여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은 “7일(현지시간)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실이 성명을 통해 ‘아이젠코트 야사르당 대표에게 정부 구성 임무를 맡기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진영과 야권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후 아이젠코트 진영은 네타냐후 퇴진을 원하는 아랍계 정당들의 지지를 받아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의석 총 120석 중 절반을 넘는 67석 추천을 확보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우파 진영은 46석에 머물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해 온 초정통파(하레디) 정당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은 총선에서 7석을 확보했지만 하레디 병역면제 보장 문제로 이번에는 추천을 거부했다.
이스라엘은 총선 후 대통령이 연정 구성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에게 정부 구성권을 부여한다. 구성권을 부여받은 후보는 28일 내 정부를 구성해야 하며, 최대 14일까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반네타냐후 진영을 이끌어 온 아이젠코트 대표는 총리 자리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다만 실제로 반네타냐후 정부가 출범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아이젠코트 진영 내에서도 유대계를 중심으로 아랍계 정당과의 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아이젠코트 대표 본인도 아랍계 정당과의 연정과 관련해 조심스럽게 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42일 내에 연정을 통한 새 정부 구성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다음 후보에게 정부 구성권을 넘길 수 있다.
연정 출범이 재차 무산되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
네타냐후와 멀어지는 이스라엘 대통령이번 총선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명 연장’을 위한 최고 난도의 선거였다. 현재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총리직에서 물러날 경우 곧장 감옥에 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총리직을 잃으면 ‘국가 안보상 총리의 중요성’을 이유로 중단된 재판이 재개되고 유죄 선고와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헌법상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헤르초그 대통령이 정부 구성 우선 권한을 아이젠코트 대표에게 부여하면서 네타냐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분위기다.
더불어 최근 헤르초그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위한 군사적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年 5조원 지원 중단” 속셈은?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이 이스라엘에 매년 지원해 온 40억 달러(한화 약 5조 4000억원)의 군사적 지원금은 올해 안에 중단한다”며 “이스라엘은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고 우리는 더 이상 이스라엘에 돈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2016년 체결된 미·이스라엘 안보 지원 양해각서(MOU)에 따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9년부터 2028년까지 이스라엘에 380억 달러(약 51조원) 규모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매년 38억 달러(무기 구매 자금 33억 달러, 미사일 방어 지원 5억 달러)를 이스라엘에 군사 원조로 제공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선언으로 종료 시점이 2년 앞당겨지게 됐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야샤르당과 회동에서 “미국의 원조 문제를 매우 우려한다. 청천벽력처럼 다가왔다”며 “양해각서에 따라 2028년까지 원조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 “가자 전쟁 이후 미국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빠르게 약화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결정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무상 군사 원조가 계속되면 미국 의회에서 지원금 사용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연계한 논쟁이 반복될 수 있지만, 이스라엘이 미국과 방위산업·기술 협력 협정을 체결하면 원조를 둘러싸고 반복되는 정치적 공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네타냐후가 먼저 (이 문제에 대해) 접근해 왔고 거액이 걸린 문제라 지난 몇 년간 함께 논의했다”며 “그가 먼저 ‘우리가 지원을 받지 않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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