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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브라질 카니발 사상 첫 트랜스젠더 ‘여왕’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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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카니발에서 사상 첫 트랜스젠더 여왕이 탄생했다. 지난 주말 개막한 상파울로 카니발에서 트랜스젠더 카밀라 프린스(40)가 삼바스쿨 콜로라두 두 브라스의 '여왕'으로 출연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여왕은 카니발에 참가한 삼바스쿨의 퍼레이드를 이끄는 선두 역할을 하는 여인이다. 카니발에서 팀을 리드하는 주장인 셈이다.

상파울로 카니발에서 참가팀의 퍼레이드는 약 65분간 계속된다. 여왕은 이 시간 동안 끊임없이 격렬한 춤을 추며 퍼레이드를 이끌어야 한다. 심사위원들이 평가할 때 가장 주목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프린스는 "수많은 미인들이 이 자리를 원했다"면서 "(트랜스젠더로서) 이 자리에 오르게 된 데에 대해 진심으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론 근 30년 만에 이룬 꿈이다.

프린스는 11살 때 처음으로 상파울로 카니발에 출전했다. 당시 그는 남자였지만 여장으로 참가할 수 있었다. 어린이였기 때문에 허락을 받을 수 있었던 덕분이다.

그는 이미 이때부터 자신의 성적정체성에 대해 남모를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여자로서 제2의 삶을 살기로 결심하면서 트랜스젠더가 된 그는 카니발을 앞두고 여왕 자리에 도전했다. 경쟁이 치열했지만 그가 속한 삼바스쿨 콜로라두 두 브라스는 프린스를 여왕으로 선택했다. 카니발 사상 초유의 일이다.

삼바스쿨 콜로라두 두 브라스가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건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보인다. 콜로라두 두 브라스는 2년 전 상파울로 삼바스쿨 최고리그로 승격했지만 2019년 카니발 성적은 초라했다. 전체 순위 11위로 지난해 카니발을 마쳤다.

현지 언론은 "콜로라두 두 브라가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인기몰이를 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트랜스젠더 여왕을 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콜로라두 두 브라스의 관계자는 "다른 삼바스쿨에 비해 재원이 넉넉하지 않아 의상이나 차량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트랜스젠더를 여왕으로 뽑은 건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작전으로 봐도 좋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 성소수자협회는 프린스가 여왕으로 선출된 데 축하메시지를 내고 "앞으로 브라질 카니발에서 성소수자들의 참가와 역할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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