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의 수감시설을 그대로 본뜬 초대형 교도소가 중남미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할 조짐이다. AP통신 등 외신은 게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를 직접 방문해 시설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후지모리 대통령은 엘살바도르 법무부 장관의 안내를 받아 세코트 내부의 감시, 격리, 전자 경비 시스템 등 핵심 인프라를 두루 시찰했다.
앞서 후지모리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페루 내 급증하는 살인 등 조직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세코트를 모델로 한 메가 교도소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표심을 얻었다. 이번 세코트 방문은 이 공약의 실천 의지를 직접 보여준 것으로 조만간 페루에도 초대형 교도소가 들어설 전망이다. 현재 페루는 조직범죄와 강력 범죄의 급증으로 극심한 안보 위기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수도 리마 등 전역에 치안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치안 악화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그 대안으로 주목받은 것이 바로 세코트로 이를 이끌어 범죄율을 확연히 낮춘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자국은 물론 남미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세코트 모델은 남미 전역으로 확산 중인데, 얼마 전 코스타리카에도 초대형 교도소인 조직범죄자 대응센터(CACCO·카코)가 문을 열었다. 이 교도소는 3만1000㎡(약 9400평) 규모로 최대 51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각각 10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5곳의 시설로 이뤄졌다. 수감자들은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하루 1시간만 야외 활동을 할 수 있으며 면회도 엄격히 제한된다. 오랫동안 라틴 아메리카에서 안전한 국가 중 하나였던 코스타리카는 최근 몇 년 동안 마약 밀매 및 조직범죄와 관련된 폭력 사건이 급증했다.
‘원조’인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70여㎞ 떨어진 테콜루카에 위치한 세코트는 8개 건물에 총 4만명의 죄수를 수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로 100m² 감방에 무려 75명의 수감자가 함께 생활한다. 이들은 3층 이상의 매트리스도 없는 금속 침상을 사용하며 한 방에 불과 2개의 화장실과 2개의 개수대만 있어 돌아가며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세코트는 실제로 엘살바도르의 범죄율을 크게 낮추는 데는 기여했지만, 인권 사각지대라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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