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부 쿠헤스타크 지역에서 열린 결혼식 피로연장에 미군의 폭탄이 떨어지면서 4명이 사망하고 최소 68명이 부상한 가운데, 해당 공격이 미국 포탄의 직격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미군은 지난 1일 이란 남부 해안 도시 쿠헤스타크의 통신 단지를 표적으로 공습을 실시했다. 해당 통신 단지는 민간 지역에 있었지만 미군은 이란군이 일부 군사작전에 단지를 활용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미 해군 전투기는 이곳을 향해 6발의 폭탄을 투하했고 이 중 한 발이 결혼식이 열리던 주택으로 떨어지면서 여성 2명과 4세·16세 아동 등 최소 5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공격 당일 밤 영상을 보면 수십 명의 민간인이 한 주택에 모여 결혼식을 올리던 중 미군의 폭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후 공개된 사진에서는 주택 지붕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생긴 커다란 구멍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장 자료를 분석한 군사 전문가 4명은 피해 양상이 다른 목표물에 튕겨 나간 포탄으로 인한 2차 파괴보다는 직격탄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 중 3명은 이란의 방공 미사일보다는 미국의 무기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폭발물 처리 전문가이자 폭발 공학 박사 학위를 소지한 전 영국 육군 준장인 개러스 콜렛은 로이터에 “해당 탄약이 단순히 목표물을 빗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투하된 폭탄의 수(6개)를 고려할 때 아무리 최첨단 유도 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미 육군 폭발물처리반 출신 무기 분석가인 트레버 볼은 “피해 상황으로 보아 지붕 바로 위에서 탄약이 접촉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보이는 폭발 피해는 인근 통신탑 타격에 의한 파편으로 인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볼은 “현장 영상과 사진을 분석한 결과 미국제 무기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고 콜렛은 “전반적인 증거를 보면 이란의 방공 미사일보다는 500파운드(약 227kg)짜리 미국제 공중 투하 폭탄일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미사일 탄두가 일반적으로 남기는 특징적인 파편 손상도 볼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해당 건물이 궤도를 이탈한 이란 미사일에 의해 파괴되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충돌 각도가 방공 미사일의 궤적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전문가를 인용해 “결혼식 폭격 현장에서 발견된 무기 잔해가 미군이 운용하는 항공 유도폭탄 부품인 사실이 확인됐다”며 “폭탄 잔해의 꼬리날개, 볼트 구멍 배열 등이 과거 예멘·베네수엘라 공습 등에 쓰인 미군 무기 잔해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초등학생 150여 명 숨진 공격, 전쟁 범죄에 해당”앞서 미군은 지난 2월 28일 이번 전쟁 개전 당일, 이란 군사시설을 겨냥한 공습에서 초등학교를 타격해 어린이와 교사 등 최소 175명이 목숨을 잃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와 관련해 “미군이 당시 오래된 표적 정보를 사용한 것이 사고 원인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당국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표적 위치를 여러 단계에 걸쳐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지만, 또다시 오폭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군의 표적 선정과 민간인 피해 방지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 이란 독립 국제진상조사단은 17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 2월 이란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미군 공격에 대해 미국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나브 여학교 폭격과 관련해 미군 측은 당시 해당 장소에 이란의 고위 군 지휘관이 있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공격을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미군은 공격에 앞서 해당 정보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았으며, 표적 정보가 최신 상태인지 확인하거나 해당 건물이 실제 군사적 목표물이 됐는지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과실을 넘어, 민간 시설을 공격할 상당한 위험을 인식하면서도 학교 건물을 공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해당 공격을 민간인 사망과 민간 기반시설 피해를 초래한 무차별 공격으로 규정하고 국제법상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고서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란은 결혼식장 폭격 사건 역시 미국이 민간인을 살상하는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며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조사를 촉구했다. 미군은 민간인을 겨냥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결과는 내놓지 않고 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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