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대규모 공격 재개 정보 입수” 주장…美, 중동 체류 자국민에 새 보안 경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나라 전체를 날려버릴지가 문제”라며 군사 행동 가능성을 한층 노골적으로 거론했다. 이란은 미국이 대규모 공격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미군 기지뿐 아니라 미국의 공격을 돕는 역내 동맹국에도 보복하겠다고 맞섰다.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를 두고 현재 “결정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그는 선택지로 대규모 군사 공격과 경제적 압박, 합의를 거론하면서 “아주 큰 일들이 매우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언제 나라 전체를 날려버릴지”라며 이란을 향해 “처신을 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을 상대로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설지를 두고 ‘큰 결정’을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루 만에 표현 수위를 더 높인 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행동만을 선택지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거나 합의를 이루는 방안도 함께 거론했다.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만나는 방안에도 “아마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이란 정상회담이 공식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란 “美 새 공격 준비”…미군 기지·이익에 ‘지속 보복’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알안비야 중앙사령부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란군은 국영 매체를 통해 미국과 동맹국이 이란을 상대로 새로운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어떤 정보를 근거로 이런 판단을 내렸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군은 미국이 다시 공격할 경우 역내 미군 기지와 미국의 이익을 상대로 “지속적인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공격에 협조하는 역내 국가 역시 분쟁 당사자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보복 범위를 미군 시설에만 한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걸프 국가들이 자국 영토나 시설을 미군 작전에 제공할 경우 이란의 대응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다만 이란은 구체적인 공격 대상이나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중동에서는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이어가면서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후티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와 홍해 연안 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사우디와 후티 간 충돌도 확대되고 있다.
美도 중동 체류 자국민에 경보…군사 압박 속 외교 통로는 열려
미국도 중동 지역의 추가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중동에 머무는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보안 경보를 내리고 “예상하지 못한 긴장 고조 가능성”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항공편 취소나 영공 폐쇄 가능성에도 대비하라고 안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일찍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다만 백악관은 일정 변경이 이란 관련 군사 행동 때문이라고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외교 채널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지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란전과 역내 안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란도 협상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 양측이 군사 행동과 보복 가능성을 동시에 높이면서도 정상 외교의 문을 열어 둔 만큼, 이번 유엔총회가 추가 충돌과 협상 재개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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