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년 만에 백악관을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공항 영접부터 전략 폭격기 축하 비행, 국빈 만찬까지 최고 수준의 의전을 준비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백악관이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직접 나가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맞을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등 역대 미국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을 맞이해 왔다. 미국 대통령이 직접 공항까지 나가 외국 정상을 영접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번 시 주석 영접 행사에는 미 공군 B-2 스피릿 전략 폭격기 1대와 F-22 랩터 전투기 4대도 동원된다. 미국이 보유한 대표적인 스텔스 전략 자산이 국빈 환영 행사에 투입돼 백악관 상공을 비행할 예정이다.
B-2 스피릿은 장거리 전략 폭격 능력을 갖춘 핵심 전략 자산이고, F-22는 공중 우세를 대표하는 스텔스 전투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래스카에서 정상 회담을 했을 당시에도 B-2 폭격기와 F-22 전투기를 동원한 축하 비행을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백악관 공식 국빈 방문 행사에 해당 공군 전략 자산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군사 의전의 규모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백악관을 찾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환영식을 열고 F-35 전투기를 띄웠었다.
미국이 시 주석의 국빈 방문 행사에 B-2 폭격기와 F-22 전투기를 투입하는 것은 단순한 의전 차원을 넘어 중국에 대한 최고 수준의 예우인 동시에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과시하는 ‘군사적 상징’으로도 해석된다.
의전을 중시하는 중국의 문화에 따라 미국은 중국에 최대한의 환대를 제공하는 동시에 패권에 기반한 압도적인 군사력을 과시함으로써 다가올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은둔의 영부인’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미국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맞아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은둔의 영부인’으로 불리는 멜라니아 여사까지 출동시킬 예정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외국 정상을 백악관에서 맞이할 때도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 주석의 국빈 방문에는 멜라니아 여사가 펑 여사와 함께 워싱턴DC의 국립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아시아미술관을 둘러보며 친교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저녁에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 연회장에서 국빈 만찬이 거행된다. 양국의 우호를 상징하는 메뉴가 만찬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 주석 수행단은 물론 미국에서도 정·재계 고위 인사들이 대거 만찬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오전에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가 백악관에서 차담을 나눈다. 이어 양 정상 부부는 워싱턴DC의 국립문서보관청으로 이동해 미중 관계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기록을 관람할 예정이다.
백악관이 준비한 일정은 미중 정상 간 우호와 협력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전을 중시하는 중국의 문화를 감안해 단순히 정상 회담 시간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 도착부터 군사 환영, 국빈 만찬, 문화 행사, 개별 차담으로 이어지는 상징적인 의전을 일정 전체에 배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 자체는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 이후 약 3년 만이다. 중국 외교부는 두 정상이 지난 5월 베이징 회담에 이어 반년 안에 상호 방문하게 된 것을 두고 “역사적 의미를 지닌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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