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미사일 유통기한’ 다 됐는데”…패트리엇 안 내놓는 나라들, 이유는? [밀리터리+]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그리스, 패트리엇 수명 임박에도 추가 지원 거부”
-우크라 “겨울철 러 공습 막으려면 300발 필요”
-‘미사일 유통기한’ 지나면 못 쓰나

확대보기
▲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에서 발사된 PAC-2 GEM-T 요격미사일. 미 국방부 제공


우크라이나가 겨울철을 앞두고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공망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스페인과 그리스가 권장 사용 수명이 거의 다 된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의 추가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그리스는 패트리엇 PAC-2 미사일 200발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조사가 보증하는 운용 수명의 만료가 가까워지고 있다. 스페인은 정확한 보유 수량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두 국가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이전하는 데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가 보유한 PAC-2 미사일 가운데 일부는 그리스 공군에서 약 23년간 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해당 미사일들이 권장 사용 수명에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자국 방공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이전을 요청했다.



확대보기
▲ 우크라이나 전장에 서 있는 패트리엇 발사대. 요격미사일이 없어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CNN 영상 캡처


그러나 그리스는 자국 방위에 필요한 전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스페인 역시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의 추가 이전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요격 미사일 5발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추가 물량 이전은 별개의 문제로 남아 있다. 스페인의 전체 패트리엇 보유량과 이번에 이전을 거부한 물량의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유럽연합 설득에도 꿈쩍 않는 그리스·스페인이번 보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겨울철 대공습을 대비하는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력 유지를 위해서는 최소 300대의 패트리엇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그리스와 스페인을 상대로 보유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도록 설득해 왔지만, 두 나라는 여전히 마음을 바꾸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이탈리아 안사 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EU와 나토 차원에서 그리스와 스페인에 대한 미사일 제공 압박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스페인은 기존 입장을 바꿀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EU 관계자는 “우리가 그리스와 스페인에 (미사일 추가 이전을) 강제할 수는 없다. 기껏해야 유인책을 제시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스가 추가 지원을 거부하는 배경현재 그리스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과 무력 충돌을 벌이는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트리엇 포대를 배치해 주요 정유시설을 보호하는 등 동맹국 안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앞서 그리스 외무장관은 지난달 “사우디에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는 그리스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격을 요격하는 목적을 수행한다”며 “이는 그리스의 방위와도 연결돼 있으며 패트리엇 포대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는 궁극적으로 작전상 판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확대보기
▲ 2026년 3월 2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프린스술탄 공군기지에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들면서 미군 병사 최소 15명이 부상했다. 사진은 파괴된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엑스 캡처


더불어 그리스는 패트리엇 포대 상당수를 자국 영공과 주요 시설 방어에도 활용하고 있다. 그리스는 또 다른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에게해의 영유권 및 영공, 동지중해 해양 관할권 등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갈등을 이어왔다.

유럽 외교 소식통들은 최근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그리스가 자국 방공 전력을 줄이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스페인의 경우 추가 지원을 거부하는 명확한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스페인 당국은 지난 9월 “올해 2월부터 패트리엇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방공 미사일 70발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도 패트리엇 미사일 5발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방공망의 규모가 자국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사일 유통기한’ 지나면 못 쓰나우크라이나가 운용 수명의 만료를 앞둔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을 요청한 배경에는 그리스의 노후 미사일 폐기 비용 문제도 있다.

그리스가 보유한 PAC-2 미사일 약 200발 중 일부는 이미 23년간 운용돼 권장 사용 수명 만료가 임박했다. 동맹국 절차에 따라 수명이 만료된 미사일을 폐기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대보기
▲ 2026년 6월 1일(현지시간) 중동의 비공개 장소에서 미 육군 방공포병이 MIM-104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미 육군 제공 AFP 연합뉴스


패트리엇 미사일의 사용 수명은 미사일 종류와 보관·정비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적인 설계 수명은 20~30년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간 보관할 경우 추진제의 화학적 특성이 변하거나 전자부품과 배터리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전 배치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후 수리나 재인증이 경제적·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하고, 가능성이 낮으면 폐기 절차에 들어간다.

패트리엇 미사일의 설계상 사용 수명이 지나더라도 즉시 폐기되지는 않는다. 제조사와 군 당국이 정한 절차에 따라 각종 부품의 상태를 점검해 수명 연장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사용 수명이 임박한 미사일을 반드시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외관이 양호하다고 해서 정상적인 요격 성능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특히 패트리엇처럼 고속으로 비행하는 표적을 요격해야 하는 무기는 발사와 비행, 표적 탐지 및 유도 과정에서 높은 신뢰성이 요구된다.

송현서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추천! 인기기사
  • 돈 냈는데 군함 미사일 못 받았다…말레이, 한국 해성으로 빈
  • 한국 K2 전차 싹쓸이 해가더니…‘무기 수입액’ 세계 1위
  • 한국도 핵잠 갖는다더니…4척 확보에 최대 25년 걸릴 수 있
  • 러 제트 추진 드론 ‘게란-4’ 뜯어보니…미국과 중국 등 서
  • 미사일 없이 군함 받을 판…말레이, ‘해성’ 만든 韓 LIG
  • 처제와 불륜한 남편…알고 보니 아내가 놓은 덫이었다
  • “하루 6000발 필요해”…젤렌스키, 이번엔 F-16용 20
  • “한국에 돈 갚을게, 대신 6개월 후에”…‘수천억 미지급’
  • 美 육군, 한국 K9 더 들인다…‘바퀴 달린 자주포’ 6대
  • “6개월간 성관계 피한 남편” 외도 의심했는데…원인은 ‘반전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