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스타링크 서비스에 일부 제한이 걸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국방 고문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어젯밤 우크라이나에서 스타링크 단말기 작동이 제한됐다. 시속 160㎞ 이상으로 이동하면 연결이 끊기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따라 여러 중요한 임무가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이스X는 트럼프 행정부 요청에 따라 이러한 조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키이우가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때 이에 대한 첩보를 받지 못했다는 점도 함께 거론했다.
이번 사례가 큰 관심을 끄는 이유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불만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러시아가 키이우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으며 5발이 민간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면서 “안타깝게도 우리 동맹국들은 이 공격에 대해 사전에 경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동맹국들의 정보 공유 부재라고 언급했지만 사실 미국이 제공해주지 않았다는 비판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위성 정찰 능력이 없어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같은 정보를 조기에 알 수 없으며 키이우에 접근했을 때야 감지한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를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조기경보 위성 시스템을 갖고 있다. 유럽 역시 자체적으로 이를 갖추지 못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체제 안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정보 공유를 끊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스타링크의 사례 역시 부각된 것이다.
미국의 정보 공유 중단 우려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수백만t의 러시아산 경유를 사기로 합의하면서 불거졌다. 미국은 지난주 마이애미 회의에서 이 합의를 우크라이나 측에 설명하면서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군사 정보를 공유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정보 제공을 끊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을 돕고 있고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역시 현지 언론에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지속해 정보 입수를 받고 있다고 확인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2024년부터 군용 스타링크인 스타쉴드(Starshield)를 사용해 드론 등 장비를 운용해왔다. 스타쉴드는 군용 버전으로 민간용보다 훨씬 더 강력한 보안과 군사 작전에 특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만약 스페이스X가 실제로 스타쉴드 서비스에 일부 제한을 걸었다면 드론 전쟁을 펼치는 우크라이나군의 전술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 8월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링크에 대한 공로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례적으로 외국인 대상 국가 최고 훈장을 수여하며 파격적인 대우를 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가 제정한 자유 훈장은 통상 영국, 프랑스 등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서방 주요국의 국가원수나 정치 지도자들에게 수여되는 외국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이를 민간 기업인인 머스크 회장에게 수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머스크 회장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새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맞장구를 치며 뜻을 같이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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