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업계 “중국 등 일부 국가 출장 시 임대폰 사용 권장”
-“공항이나 호텔 등에서 공용 와이파이와 USB 포트 이용 금지”
-국내 방산자료 유출 사례 증가
한국 방산이 중동과 유럽 여러 국가에서 러브콜을 받는 가운데, 중국으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보안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연합뉴스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국내의 한 방산업체는 임직원들에게 중국을 비롯해 사이버 감시가 엄격한 국가를 출장 혹은 여행 시 본인의 스마트폰 대신 임대 기기를 쓰라고 안내했다.
현지법에 따라 기기 검사를 포함해 해킹과 분실, 도난 등으로 스마트폰 속 정보가 새어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불가피하게 개인 스마트폰을 가져가야 하는 경우에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과 주요 개인 자료 등을 미리 삭제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공항이나 호텔 등에서 공용 와이파이와 USB 포트를 통해 데이터가 탈취되거나 악성코드에 감염되는 피해도 잇따른다며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방산업체는 재작년부터 해외 출장자를 대상으로 중국 당국의 휴대전화 압수 등에 대비한 보안 교육을 하고 있다. 해당 교육에는 도난·분실·악성코드에 대비한 모바일 보안 강화, 압수·구류 등 상황 대비, 사회공학적 해킹(소셜 엔지니어링) 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임직원들에게 아예 중국을 경유하는 항공편 이용을 자제하라고 안내하는 방산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유출 불안 낳은 중국의 새 출입국관리규정업계의 이러한 보안 강화 배경에는 중국이 지난달 15일부터 시행한 ‘국무원 출입국관리규정’이 있다.
해당 규정은 중국 당국이 출입국자의 신원과 체류 사유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관련 문서와 자료뿐 아니라 전자데이터까지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출입국자는 당국의 요구에 협조해야 하며 외국인이 허위 자료 제출이나 불법 출입국 등으로 처벌받은 경우 일정 기간 입국이 불허될 수도 있다.
해당 규정은 중국 당국이 외국인의 사업상 정보나 개인정보를 접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중국 당국이 요구한 ‘전자데이터’에 영업비밀이나 기술 정보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데이터 범위가 규정에 명시돼 있지도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당국은 개인정보 보호 의무와 출입국 대행업체의 정보 유출 금지 조항도 국무원 출입국관리규정에 명시했다고 주장했으나, 방산과 반도체 등 IT 분야에서는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은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싱가포르 영자지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지난 8월 21일 “중국 방문자가 기업 기밀이나 개인 의료정보처럼 민감한 정보를 소지한 경우 새 규정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며 “핵심 기술을 우려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임원들이 여행할 때 별도의 일회용 기기를 사용하고 핵심 기술은 집에 두도록 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국내 방산자료 유출 사례 증가중국의 이러한 조치는 높은 수준의 보안과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방산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새 국내 방산자료 유출 사례가 늘어나자 업계의 보안 강화 움직임이 더 가속화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이달 1일까지 방산 관련 자료 유출은 62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8건, 2022년 3건, 2023년 5건이었으나 2024년 17건, 지난해 16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9월까지 13건이 발생했다. 이와 별개로 유출 정황 신고가 접수됐지만 실제 유출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사례도 15건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2026 AI 기반 방산기술보호 컨퍼런스’에서 방산기술보호·보안협의회 관계자는 “방산기술은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개발 역량과 막대한 국가적 예산이 투입된 전략자산으로, 한 번 유출되면 그 피해를 회복하기 상당히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첨단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기술보호체계도 사후 대응 중심에서 지능형 예방·탐지·대응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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