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사용한 알프스의 유서 깊은 별장에 불이 나 크게 훼손됐다. AP통신 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간) 독일 남부 알프스 산악지대 꼭대기에 있는 켈슈타인하우스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으며 방화 용의자는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화재는 지난 23일 밤 9시 15분경 발생했다. 현지 소방대가 즉시 출동했으나 이미 건물 전체가 큰 화염에 휩싸인 상태였다. 여기에 해발 1834m 정상이라는 지형적 특성에 눈과 강풍 등 악천후까지 더해져 진화가 힘들었다. 켈슈타인하우스는 화재로 크게 훼손됐으나 다행히 건물 내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33세 독일 시민으로 사건 당시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을 벗어나다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는 정신 질환 증상을 보여 정신병원으로 이송됐다”면서 “해당 건물의 역사적 배경을 고려해 정치적 동기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켈슈타인하우스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알프스 산악지대 정상에 있는 히틀러의 옛 비밀 요새 겸 산악 별장이다. 영어권에서는 ‘독수리 둥지’(Eagle’s Nest)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켈슈타인하우스는 1938년 나치당이 히틀러의 50세 생일을 기념해 헌상한 건축물이다. 당시 나치당은 가파른 암벽 꼭대기에 건물을 짓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이 건물을 세웠으나 정작 히틀러는 방문을 꺼렸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이는 그의 고소공포증과 폐쇄공포증 때문으로 대신 이곳은 주로 외교 사절을 접대하거나 나치 정권의 위세를 과시하는 선전용 공간으로 사용됐다.
특히 켈슈타인하우스는 연합군의 융단폭격에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원형을 유지했는데, 전쟁 후 미군이 점령해 사용하다가 1960년 바이에른주 정부로 반환됐다. 이후 켈슈타인하우스는 알프스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레스토랑 겸 전망대로 운영돼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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