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 영해와 인접한 흑해에서 민간 상선이 드론 공격으로 추정되는 타격을 받아 전복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 루마니아 언론 디지24 등 외신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콘스탄차 동쪽 약 13해리(24km) 떨어진 흑해에서 코모로 국적의 민간 유조선 ‘코리브’(Khoryv)호가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크게 파손돼 전복됐다”고 보도했다.
루마니아 해사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선박에는 우크라이나인 10명과 아제르바이잔인 3명 등 모두 13명이 타고 있었다. 인근을 지나던 다른 상선이 승무원 10명을 구조했으며, 이 가운데 9명은 생존했고 1명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나머지 3명은 실종돼 수색이 이어졌다.
현지 언론은 “유조선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결국 전복됐다”고 전했고 엑스(X) 등 SNS에는 완전히 뒤집힌 유조선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확산했다.
이번 사고는 흑해에서 상업용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발생했다.
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은 엑스에 “루마니아 영해 인근에서 코모로 국기를 단 선박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초래한 비극적 결과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적었다.
이어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의 평화 구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휴전 제안을 수용하여 전쟁을 종식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만 루마니아 측은 드론 발사의 주체가 러시아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다.
자꾸만 선 넘는 러시아러시아와 인접한 루마니아는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입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다. 앞서 루마니아는 지난 7월 3일 연속 러시아 드론 3대를 격추한 뒤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한 바 있다.
루마니아 영해에서도 러시아 드론의 피격을 받는 선박들이 늘고 있다. 최근 최소 7척의 화물선이 공격받았고 30명의 선원이 죽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일 루마니아 남동부 툴체아주 스판툴 게오르게에서 남쪽으로 약 30해리(55㎞) 떨어진 해상에서 한 상업용 선박에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선원 11명이 구조됐다.
당시 해당 선박은 옥수수 등 곡물을 싣고 운반하던 튀르키예 선박이었다. 드론의 공격을 받은 선박은 결국 침몰했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에 “러시아 드론 두 대가 중립 수역에서 튀르키예 소유의 옥수수 운송 민간 선박에 끔찍한 공격을 했다”며 “해당 선박에는 아제르바이잔과 인도 국민이 탑승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흑해에서의 긴장 완화와 안전 보장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거듭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정상적인 항해 대신 테러와 민간 선박 침몰을 지속해 선택하고 있다”며 “세계 식량 안보 회복을 위한 대러 압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토, 대응책 마련에 골머리나토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꺾고 사회 불안을 조성하기 위해 나토의 반응을 시험하는 ‘개구리 삶기 전략’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한다.
나토가 강하게 반발하지 못하도록 도발 수위를 조금씩 높여가며 목표를 달성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이러한 전략은 서방이 전쟁까지 가지 않으면서 러시아의 도발적이고 불법적인 행동을 멈추게 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딜레마로 이어진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나토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줄리앤 스미스는 지난 16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런 행동으로 계속 수위를 높이다 통제 불능의 물리적 군사행동으로 번질까 봐 걱정”이라며 “러시아가 이런 공격에 훨씬 더 대담해졌다”고 말했다.
WSJ은 “일각에서는 러시아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준의 강력한 억제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도발이 우주 공간의 상업용 위성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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