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3자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화학 시설을 장거리 공습하며 고삐를 바짝 당기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은 24일(현지시간)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옴스크에 있는 카우추크 화학공장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등에는 화염에 휩싸인 공장 모습이 선명하게 공유됐으며, 비탈리 호첸코 옴스크주 주지사도 “우크라이나 드론이 옴스크 북부 산업 단지와 물류 허브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공격 사실은 인정했으나 러시아 방공망이 드론 공격을 격퇴했다며 핵심 시설의 피해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에 공격 대상이 된 옴스키 카우추크 화학공장은 러시아의 주요 석유화학 기업이자 러시아 최대 합성고무 생산업체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곳에서는 합성고무, 유기 합성 제품, 휘발유 정제에 사용되는 첨가제 등이 생산되는데, 일부 언론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되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등의 고체 로켓 연료를 만드는 원료를 공급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 공장이 위치한 지역은 전선에서 무려 2500㎞ 떨어져 있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 기술력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아침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사마라주에 있는 톨리야티카우추크 석유화학 공장도 공격했으며 옴스크에 있는 오존 물류센터에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 미사일 프로그램의 원재료 공급망을 완전히 끊어놓기 위한 목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는 23일 밤부터 24일 새벽 우크라이나 전역에 샤헤드 계열 및 제트 추진 드론 100여대를 동원해 수도 키이우, 드니프로, 슬로뱐스크 등을 야간 공습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7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처럼 전선의 불길이 민간 시설로 넘어가고 있는 사이 종전을 위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간 3자 실무 회담이 10월 중 개최될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온라인 화상 회의에 참석해 “미국과 유럽, 다른 모든 파트너 국가와 함께 이 회담이 성사되도록 집중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러시아에 압력을 가하지 않으면 3자 회담이 열릴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이 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기술적 수준의 3자 회담에서 벗어나 정상회담으로 나아가야 한다. 핵심적인 문제들을 그 수준에서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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