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품에 있던 갓난아기가 하늘에서 떨어진 아보카도를 맞고 사망한 사고가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해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안타까우면서도 황당한 사고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킬메스에서 발생했다.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생후 12일 된 남자 신생아였다.
사고 당시 아기는 엄마 품에 안겨 있었다. 엄마에게 아기는 둘째 아들이었다. 엄마는 아기를 안고 5살 된 큰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을 찾았다. 큰아들이 유치원에 등원하고 하원할 때 손을 잡고 동행하는 건 엄마의 일상이었다고 한다.
큰아들을 데리러 하원 시간에 맞춰 유치원을 찾은 엄마는 유치원 정문에서 아들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평생 원망할 사고는 그때 일어났다. 갑자기 하늘에서 엄청나게 큰 아보카도가 뚝 떨어지더니 하필이면 엄마 품에 안겨 있던 신생아의 머리를 강타한 것.
둔탁한 소리와 함께 아보카도에 머리를 얻어맞은 아기는 축 늘어져 꼼짝도 하지 않았다. 깜짝 놀란 엄마는 그런 아기를 흔들어 봤지만 아기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엄마는 아기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엄마는 “무슨 일인지 살펴볼 겨를조차 없었다. 아기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무조건 병원을 향해 달렸다”고 말했다.
아기는 두개골에 다발성 골절을 입은 상태였다. 내부 출혈도 확인됐다. 아기는 응급 조치를 받은 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계속 치료를 받았지만 다시 눈을 뜨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유치원 정문 앞에는 아보카도나무 3그루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무럭무럭 자란 나무는 결실을 맺기 시작해 평소 꽤 큰 아보카도가 주렁주렁 열린다고 한다. 주민들은 “무게 1kg짜리 아보카도가 여럿 열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생아의 목숨을 앗아간 아보카도는 누군가 인위적으로 떨어뜨린 게 아니었다. 경찰에 따르면 무르익은 아보카도가 자연스럽게 나무에서 떨어지면서 공교롭게도 아기의 머리를 때린 불의의 사고였다고 한다. 주민들은 인터뷰에서 “평소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주렁주렁 열려 있다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아보카도는 큰 위험이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시 당국은 서둘러 아보카도나무 가지치기를 했다. 관계자는 “가로수 관리 차원에서 가지를 친 것일 뿐”이라면서 다른 의도는 없다고 했지만 책임 회피를 위한 증거 인멸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인지 수사에 나선 검찰이 사건을 과실치사로 분류하고 조사 중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평소 엄청나게 큰 아보카도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도 무관심했던 시 당국이 갑자기 가지치기를 한 데는 분명히 은폐 의도가 있다. 과실치사 형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재빨리 증거를 없애 버린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분노하고 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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