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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드론 막으려 그물에 타이어…‘푸틴 돈줄’ 러 그림자 함대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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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후 보스포루스 통과 선박 최소 60척서 방어장치 확인
우크라, 러 원유 수출 겨냥…전쟁 자금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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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에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한 보호 그물(노란색 원)이 설치돼 있다. 요루크 으시크 촬영


러시아 원유를 운반하는 유조선들이 그물과 철창에 고무 타이어까지 두르고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부터 선박을 지키려는 임시방편이다. 전차에서 보던 ‘드론 방어막’이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떠받치는 해상 수송망으로 번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해운 관측가이자 해양 분석가인 요루크 으시크가 촬영한 사진을 검토한 결과 이 같은 장치를 두른 선박 최소 60척이 지난 8월 이후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선박 대부분은 러시아산 원유 운송을 이유로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은 흑해와 지중해를 잇는 길목이다. 사진 속 선박들은 조타실 앞에 그물을 늘어뜨리거나 창문 주변에 방어물을 설치했다. 선체 옆에는 타이어를 매달고 갑판 배관 주변에는 물탱크를 배치했다.

WSJ가 사진 분석을 의뢰한 군사 전문가들은 엔진과 조향 장치 등 취약한 부분을 보호하려는 조치로 해석했다. 선박 전체를 감싸기보다 드론 한 대의 충돌로 운항을 멈출 수 있는 핵심 부위를 지키려 한다는 것이다.

전차에 두르던 철창이 바다로…방어 효과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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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들에 설치된 드론 방어장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선체 옆에 매단 타이어, 상부 구조물 앞면에 늘어뜨린 그물, 조타실 창문 보호망, 배관 주변에 배치한 물탱크다. 사진 요루크 으시크·AI 편집 이미지


‘코프 케이지’로 불리는 철제 방어 구조물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용 차량에서도 사용됐다. 조종사가 카메라 영상을 보며 원격으로 모는 1인칭 시점(FPV) 드론 등에 대응하기 위한 장치다.

유조선에 등장한 그물과 철창 역시 드론이 선체의 주요 부위에 직접 부딪히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이다. 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를 중·장거리 공중 FPV 드론 위협에도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봤다. 우크라이나가 기존에 활용한 수상 드론뿐 아니라 하늘에서 접근하는 공격까지 경계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방어 장치를 달았다고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해양 보안 업체 드라이어드 글로벌의 코리 랜슬럼 최고경영자는 지난 9월 로이터통신에 소형 드론 일부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더 큰 군용 드론에는 효과가 떨어지거나 전혀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를 넘어 원유 수입·금융망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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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5월 30일 촬영한 러시아 흑해 연안 노보로시스크항의 연료유 터미널(NMT) 전경.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그림자 함대’를 노리는 이유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 자금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림자 함대는 서방 제재를 우회해 러시아산 원유 등을 운송하는 선박들을 가리킨다.

WSJ는 이들 유조선이 드론 방어를 보강한 러시아 군사시설보다 상대적으로 경비가 취약한 표적이라고 짚었다. 정유 시설 공격과 함께 원유 수송까지 차질을 빚게 하면 러시아의 외화 수입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과 금융도 연결돼 있다. WSJ에 따르면 국제 해운·보험 체계의 통상적인 기준 밖에서 움직이는 노후 유조선들은 러시아 국영 은행이 뒷받침하는 보험·금융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보안 분석가 에릭 우즈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은행 체계와 보험 자금 조달 능력에도 부담을 주려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안보연구기관 CNA의 군사로봇 전문가 새뮤얼 벤데트는 그물과 철창이 무인항공기로부터 배를 보호하는 가장 저렴하고 간단한 수단이라며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에 확인된 최소 60척은 방어 장치를 설치한 선박 수다. 실제 공격을 받았거나 방어에 성공한 선박 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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