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슨 주장에 백악관 반박…핵공격 검토 확인 안 돼
지하시설 파괴 넘어 방사성 낙진·핵확산 위험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공격 가능성을 제기한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의 주장을 백악관이 일축했다. 핵공격 검토를 뒷받침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전문가들도 실제 사용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TWZ)은 2일(현지시간) 칼슨의 주장과 백악관 반응을 전하며 핵무기 사용에 따를 군사·외교적 위험을 분석했다.
칼슨은 전날 엑스(X)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곡괭이산 지하시설에 대한 핵공격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래식 무기로는 시설을 파괴할 수 없어 핵공격만이 군사적 선택지라는 논리였다.
백악관 관계자는 워존에 칼슨이 군사계획이나 대통령의 생각을 알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워존 역시 칼슨 정보의 출처와 정확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벙커 못 뚫으면 핵무기?…시설 파괴와 무력화는 다르다
핵공격설의 표적으로 거론된 곡괭이산은 이란 중부의 깊은 지하시설이다. 다만 내부에 어떤 장비를 설치했고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설이 깊다고 핵무기만 남는다는 주장도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다르다. 미국 핵과학자회보의 스티븐 슈워츠 비상임 선임연구원은 워존에 재래식 정밀유도폭탄으로 출입구를 공격해 인력 접근과 물자 이동을 막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하 공간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과 시설 가동을 방해하는 것은 다른 목표다.
미국은 B61 계열의 현대화도 진행해 왔다. 샌디아 국립연구소는 지난해 8월 19~21일 F-35A를 이용해 비활성 B61-12 시험탄의 탑재·투하 시험을 실시했다고 같은 해 11월 밝혔다. 항공기와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비핵 시험으로, 이번 이란 핵공격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아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1997년 기존 핵폭탄에 강화 외피 등을 적용해 지면 관통에 특화한 B61-11을 도입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이 무기는 지면을 파고든 뒤 폭발해 지하로 충격을 전달한다.
그러나 관통 깊이는 핵폭발을 완전히 가둘 만큼 깊지 않다. FAS는 얕은 지하에서 핵무기가 터지면 방사성 흙과 먼지가 지상으로 솟아올라 주변에 낙진을 퍼뜨린다고 설명했다. ‘지하 공격용’이라는 명칭이 지상 피해를 제한한다는 뜻은 아니다.
낙진 넘어 핵확산 우려…트럼프는 즉각 공격에 선 그어
핵무기 사용이 남길 정치적 파장도 크다. FAS는 저위력 핵무기를 재래식 전쟁의 수단으로 취급하면 핵전쟁과 재래식 전쟁의 경계가 흐려지고, 다른 국가의 핵 사용 논리에도 정당성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스 크리스텐슨 FAS 핵정보프로젝트 책임자는 워존에 이란 핵공격 가능성을 매우 낮게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핵 사용 금기를 깨면 동맹 관계가 흔들리고 다른 핵보유국의 사용 자제도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신 공개 발언도 공격 임박설과는 거리가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을 즉각 공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핵무기 사용 여부를 별도로 설명한 발언은 아니지만, 당장 새로운 공격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아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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