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전쟁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극심한 징집 갈등에 시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폭력 사태까지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가 키이우 외곽에 있는 군인 숙소 앞에서 발생한 군 당국과 시위대와의 무력 충돌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소셜미디어에 이 숙소에 징집 대상자 및 무단이탈(AWOL) 병사 수십명이 갇혀 의료 지원 차단과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이에 흥분한 100여명의 시위대가 2일 밤 숙소 앞으로 몰려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군인과 경찰을 공격하고 차량을 부수고 돌을 던지는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우크라이나 군 당국과 경찰은 최루가스를 살포하고 공중에 경고사격을 가하며 시위대 진입을 막았다.
우크라이나 내무부와 보안국(SBU)은 문제의 숙소에는 무단이탈 병사와 신규 징집병 22명이 구금돼 있었으나 고문은 사실이 아니며, 실제로 부당행위가 있었는지 밝혀지면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폭력 사태가 확산하자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시위대를 달랬다. 그는 이번 사태가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단결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번 폭력 사태는 단순히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 아닌 우크라이나 사회의 극심한 징집 피로감과 갈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대규모 병력 부족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는 군 당국이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남성들을 강제로 버스에 태워 징병센터로 데려가는 일이 잦아지면서 민간인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징집 갈등 관련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확산시켜 우크라이나 국민의 불안과 불만, 군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당시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었던 미하일로 페도로우는 “우크라이나 군인 약 20만명이 무단이탈 상태로 이는 허가 없이 근무지를 이탈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특히 “약 200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이 병역을 기피한 혐의로 수배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25~60세 남성이 징집 대상이며 18~60세 남성은 출국이 금지돼 있다. 200만명의 남성이 우크라이나 내에 숨어있거나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다는 뜻이다.
박종익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