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륜형 시제품 계약 이어 궤도형 사업도 도전
美, 검증된 생산·시험 실적 요구…K9A1·K9A2 선택 주목
미국 육군이 궤도형 자주포 시제품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지난 8월 차륜형 자주포 시제품 공급 계약을 따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또 하나의 진입 기회가 열렸다.
4일 미국 연방조달시스템에 따르면 미 육군 디트로이트 조달사령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궤도형 기동전술포(MTC-T)와 궤도형 탄약보급차량(RSV-T) 관련 제안 모집 공고를 게시했다. 제안서 제출 마감은 오는 16일이다.
미 육군은 기존 생산라인에서 공급할 수 있는 성숙한 155㎜ 궤도형 자주포를 요구했다. 시험과 안전성 평가 등에서도 신뢰할 만한 실적을 갖춰야 한다. 새로운 설계뿐 아니라 실제 제작·시험 경험을 주요 조건으로 내건 것이다.
이번 절차에서는 1곳 이상과 시제품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다만 미 육군은 제안 업체 가운데 일부만 선정하거나 아무도 선정하지 않을 권리도 명시했다. 아직 특정 업체의 선정이나 양산 도입을 결정한 단계는 아니다.
양산 경험의 K9A1, 자동화 앞세운 K9A2
한화는 궤도형 사업 참여 의사를 이미 밝혔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브레이킹디펜스의 지난달 9일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스미스 한화 미국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육상체계 부문 사장은 K9A1과 K9A2를 제안 후보로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스미스 사장은 K9A1의 공급 가능성과 비용 경쟁력을 강조했다. K9A2는 자동장전 등 자동화 기능을 높여 발사 속도를 끌어올리고 운용 인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성능을 개선한 모델이다.
공개된 요구 조건에 비춰 보면 최신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화가 어떤 기종을 제안하든 생산·시험 실적과 공급 능력을 입증하면서 미 육군이 원하는 성능을 충족해야 한다.
탄약보급차량도 이번 모집 대상에 포함됐다. 한화는 K9에 탄약을 자동으로 공급하는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4일 현재 확인한 공개 자료에서는 한화의 최종 제안 기종과 K10 동시 제안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차륜형과 별도 경쟁…기갑부대 화력 노린다
궤도형 사업은 한화가 시제품 계약을 확보한 차륜형 사업과 별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월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가 미 육군에 K9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미 육군이 두 사업을 병행하는 이유는 지원할 부대와 운용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 육군 화력사업당국은 브레이킹디펜스에 차륜형은 견인포 운용 부대의 기동성과 생존성을 높이고, 궤도형은 기갑부대 운용에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궤도형은 전차·장갑차와 함께 진흙이나 거친 지형을 이동하며 화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화는 미국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에 K9 계열의 현지 통합·시험 시설도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차륜형 계약 발표 당시 이 시설을 미국 사업의 기반으로 소개했다.
차륜형 시제품 계약이 궤도형 사업의 선정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번 경쟁에서 한화가 넘어야 할 문턱은 미 육군의 요구에 맞는 기종과 공급 방안을 제시해 별도의 시제품 계약을 확보하는 일이다.
윤태희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