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장 안 지으면 고율 관세 경고…새 부과 조치는 미확인
민주당 의회 장악해도 관세 철폐엔 거부권 장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참패에도 관세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 외국 기업에 최대 300% 관세를 거론하고, 한국도 수입 대상국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문답하며 관세를 없애면 외국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이 중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잃은 선거에서 패한 지 이틀 만이다.
그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과 생산시설 3000여곳을 건설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내가 지금 관세를 없앤다면 이 공장들은 전부 건설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고 설명하며, 공장을 짓고 가동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직접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없애면 미국 곳곳에 짓다 만 공장이 남고 중국·일본·한국·필리핀에서 제품을 들여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건설 규모와 관세 철회의 효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300% 경고는 처음 아니다…새 부과 결정과 구분해야
최대 300% 관세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서도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150~3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에도 한국을 언급했다.
이번 발언 역시 한국산 제품 전체에 300% 관세를 새로 매기겠다는 개별 통보와는 다르다. 제공된 발언과 확인한 보도에는 새 관세의 적용 품목·시행일·법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모든 수입품의 관세가 자동 면제된다고 볼 근거도 없다.
다만 선거 패배 이후에도 관세를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계속 활용하겠다는 입장은 분명히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행정명령 활용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1~2주 동안 여러 조치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승리해도 철폐는 별개…한국 투자도 견제 대상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다고 관세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로이터는 5일 보도에서 의회가 행정부에 위임한 통상 권한과 대통령 거부권 때문에 선거 결과가 단기간에 관세정책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민주당이 관세를 철폐하거나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뒤집으려면 정족수를 충족한 상태에서 상·하원 각각 표결 참여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과반 의석 확보만으로는 부족하다.
의회의 견제 수단은 남아 있다. 민주당은 새 의회에서 청문회와 조사, 정부 예산 심의를 통해 관세의 비용과 집행 과정을 따질 수 있다. 한국·일본 등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의 운용 방식도 기존에 조사 가능성이 거론된 사안이다.
한국에는 관세 철폐 여부와 투자 이행 조건이 별개의 쟁점으로 남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요구하고, 민주당은 투자와 관세 집행을 더 엄격히 들여다볼 수 있다. 선거 이후의 변화가 한국 기업에 일방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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