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임무 수행 중 러 고정익 드론 발견
기체 직접 들이받아 격추…잔해는 들판서 화염
우크라이나군의 대형 공격 드론이 임무 수행 도중 우연히 마주친 러시아 무인기를 기체로 직접 들이받아 격추했다는 영상이 공개됐다. 폭탄이나 미사일 대신 드론 자체를 무기로 사용한 이례적인 공중 충돌 작전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제100기계화여단이 대형 공격 드론 ‘뱀파이어’로 러시아군의 고정익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제100여단은 전날 공식 유튜브 채널에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부대는 이번 작전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당초 뱀파이어 조종사에게 주어진 임무는 적 무인기 요격이 아니었다. 그러나 비행 도중 가까운 곳에서 러시아군의 고정익 드론을 발견하자 조종사는 뜻밖의 방법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러 무인기 발견하자 그대로 충돌…“하키처럼 몸싸움”
제100여단에 따르면 조종사는 러시아 무인기가 자신의 기체 가까이에서 날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직접 들이받는 방법을 떠올렸다.
조종사는 뱀파이어를 적 무인기 쪽으로 접근시킨 다음 기체끼리 부딪치도록 조종했다. 별도의 요격 미사일이나 공격용 폭탄은 사용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은 당시 상황을 하키 선수가 상대 선수에게 어깨를 부딪치는 몸싸움에 비유했다.
부대는 이러한 충돌로 러시아 무인기가 추락했으며, 잔해가 들판에서 불탔다고 설명했다.
다만 격추된 러시아 무인기의 정확한 기종과 교전 장소, 실제 발생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뱀파이어가 충돌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비행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군의 피해 결과 역시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폭격용 드론이 요격까지…러군이 ‘바바야가’라 부르는 무기
이번 작전에 투입된 뱀파이어는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스카이폴이 개발한 대형 무인기다.
6개의 회전날개를 사용하는 헥사콥터 형태로, 적진에 접근해 폭탄을 투하하는 임무를 주로 수행한다. 러시아군은 이 드론을 슬라브 민담에 등장하는 마녀의 이름을 따 ‘바바야가’라고 부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뱀파이어는 최대 15㎏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으며, 주야간 작전과 전자전 환경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주요 임무는 러시아군의 장갑차와 진지, 군수 시설 공격이다. 탄약과 보급품을 운반하거나 전선에 지뢰를 설치하는 데도 활용한다.
이번 사례는 원래 지상 공격용으로 개발한 드론을 공중 요격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기체를 직접 충돌시키는 방식은 요격 과정에서 공격 드론까지 손상되거나 추락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번 작전이 일반적인 요격 전술로 확대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정찰·자폭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 전용 요격 드론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이번처럼 대형 폭격 드론이 비행 도중 기회를 포착해 직접 적기를 들이받은 사례는 전장의 무인기 운용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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