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사는 달 표면에 영구적인 기지를 세우기 위한 ‘아르테미스 임무’를 진행 중이다. 달 남극에 태양광 전력망을 포함한 기반 시설을 2020년대 후반까지 구축하고, 2030년대 초반까지 기지를 단계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와 민간 기업들도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달 표면은 사람이 오래 머무르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다. 달은 지구처럼 강한 자기장과 두꺼운 대기가 없어 강력한 우주 방사선이 그대로 쏟아진다. 여기에 미세한 운석이 자주 부딪히면서 기지와 우주비행사에게 위험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대규모 달 기지와 도시를 지을 최적의 장소로 달의 용암 동굴을 주목하고 있다. 달에도 과거 대규모 화산 활동이 있었고, 용암이 흐르면서 지구처럼 지하에 긴 동굴이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사의 LRO를 비롯한 달 궤도 탐사선들은 표면에서 여러 함몰 지형을 발견했는데, 이는 용암 동굴의 지붕이 무너져 생긴 입구로 여겨진다.
달의 용암 동굴은 지하 깊숙이 있어 방사선을 효과적으로 막아 주고, 운석 충돌에서도 비교적 안전하다. 다만 궤도에서 본 함몰 지형이 실제 동굴로 이어지는지는 직접 가서 확인해 보기 전까지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이달 나사는 PRISM 프로그램을 통해 달 표면 과학 조사 3건을 선정하면서 달 용암 동굴을 확인하고 탐사하는 ‘GIMLI’(Geophysical Instruments for Marius Lunar pit Investigation)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 연구의 목표는 달의 마리우스 힐스 지역에 있는 대형 함몰구가 실제로 용암 동굴로 연결되는지 직접 알아보는 것이다.
마리우스 힐스는 폭풍의 바다에 위치한 화산 지대다. 함몰구의 깊이는 약 34m, 폭은 약 65×90m로, 오래전 형성된 용암 동굴의 일부가 무너지면서 생긴 구덩이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용암이 빠져나간 뒤 지반이 식고 수축하면서 지붕 일부가 붕괴된 것으로, 지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GIMLI는 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되는 상용 착륙선과 로버를 이용해 이 함몰 지형을 자세히 조사한다. 노르웨이 우주청이 개발한 지표 투과 레이더를 이용해 실제 동굴이 있다면 그 깊이와 두께, 길이를 측정할 예정이다. 또한 블루 오리진 자회사인 허니비 로보틱스가 만든 지진파 측정기로 인위적으로 진동을 일으킨 뒤, 지하를 통과해 돌아오는 진동의 시간과 특성을 분석해 내부 구조를 파악한다. 중력계 측정과 카메라 탐사로 추가 정보도 모은다.
다만 현재는 개발 단계로 구체적인 탐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미래 달 도시 후보지로 거론해 온 용암 동굴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도시를 건설하기에 적합한 곳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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