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정부군의 훈련 기지를 공격하면서 50명이 넘게 사망했다.
알자지라 등 외신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후티 반군은 예멘 남부 샤브와주 알알람 군사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습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은 “지난 48시간 동안 (예멘) 수도 사나 등지에 200여 차례의 공습을 퍼부은 사우디의 잔혹한 침략에 대한 보복”이라며 “다수의 탄도·순항 미사일과 무인기를 동원해 6차례의 고강도 군사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사방에 군인들이 쓰러져 있고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숨진 53명은 대부분 예멘 정규군에 입대해 훈련을 받던 신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 50여 명 외에도 부상자 200여 명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7월 후티 반군이 예멘 정부군을 상대로 공격에 나선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다.
후티 반군은 예멘 본토뿐 아니라 사우디 본토에 대한 대규모 공습도 가했다.
사리 대변인은 “사우디 서부 홍해 연안의 핵심 석유 수출 항구도시인 얀부 소재 아람코 시설을 두 단계에 걸쳐 정밀 타격해 대규모 화재를 일으켰다”며 “사우디 동부 아랍에미리트(UAE) 국경 인근 룹알할리 사막에 위치한 초대형 석유 생산 단지인 샤이바 유전 역시 직접 타격해 시설을 불태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세 단계에 걸쳐 정밀 타격했으며, 예멘 국경과 인접한 사우디 남서부 아시르주(州)의 아브하 국제공항과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주요 공습 발진 기지 역할을 해온 카미스 무샤이트 공군기지 일대도 집중적으로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후티 반군은 사우디 해군 기동부대를 정밀 타격해 사우디군 다수의 사상자를 냈으며, 국경 인근 비르 아스카르에 있는 사우디군 레이더를 직접 타격해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다.
‘사막의 다보스’ 결국 내년으로 연기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까지 집요하게 노리면서 인명 피해와 함께 민간 시설과 군 시설 피해가 잇따르자 사우디는 결국 중동 최대 경제 포럼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사우디는 본래 이달 말 대규모 국제 투자 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FII는 사우디가 글로벌 투자자와 기업인, 국가 원수들을 초청해 탈(脫)석유 경제 다각화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외자를 유치하는 국가적 핵심 무대다.
올해 행사에는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스탠다드차타드,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하 알 사우드 FII 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19일 엑스를 통해 “이달 26∼29일 열릴 예정이던 제10회 행사를 2027년으로 연기한다”며 “참가자들이 기대하는 행사의 전체 규모와 특별한 품질을 온전히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후티 반군의 대규모 공습이 이어진 뒤 사우디의 주요 항공편이 절반 가까이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 데이터 분석 업체 시리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일 이후 사우디 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의 45% 이상이 취소되며 심각한 항공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 사우디 기업 자문역은 통신에 ”경영진들이 리야드행을 매우 꺼리고 있으며, 기업들은 투자 회의를 위해 직원을 위험에 빠뜨리려 하지 않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본을 유치해 관광·스포츠·기술 등 신산업으로 경제 체질을 전환하려던 사우디의 이번 행사 연기로 국가 개혁 행보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후티 반군의 킹칼리드 국제공항 공습으로 미국인 1명 등 10여 명이 사망하자 사우디와 후티의 분쟁에 개입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후티 분쟁에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데다 이란과의 협상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 선거를 앞두고 섣부르게 개입했다가는 이란 전쟁까지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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