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선박 4척 타격·3척 기뢰 충돌”…트럼프는 ‘조작’ 주장
석유 수출 회복 내세웠지만 우회 경로 포함…공격 위험은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선박 공격 발표를 ‘가짜’라고 주장했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높은 기름값이 부담으로 작용하자, 이란이 유가 불안을 조장한다는 주장을 내세운 것이다. 다만 그가 근거로 든 석유 수출 회복 통계가 선박 피격 여부까지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가짜 피격과 기뢰, 그 밖의 모든 것까지 꾸며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가 전쟁 이전보다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페르시아만 북부에서 선박 간 석유 이송 작업을 하던 4척을 타격했으며, 호르무즈 해협 서쪽에서는 다른 선박 3척이 기뢰에 충돌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이 주장한 피해 규모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중간선거 앞 유가 부담…수출 회복 내세운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석유 수출 회복 기사를 인용했다. 그러나 해당 기사가 집계한 지역 전체 수출량과 트럼프가 언급한 호르무즈 해협 통과량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WSJ은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토대로 지난 18일까지 일주일간 중동의 석유 수출 물량이 하루 평균 2400만 배럴을 넘어 전쟁 이전의 2330만 배럴을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물량뿐 아니라 우회 경로를 이용한 물량도 포함됐다.
WSJ은 이란의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미국의 보호를 받는 임시 해상 운송체계가 석유 수출을 떠받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회복을 보도하면서도 선박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짚은 것이다.
호르무즈 통과량은 전쟁 전의 82%…위험은 계속
로이터도 이날 분석 칼럼에서 중동 석유 수출 반등을 정상화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케이플러 집계상 이달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통과량은 하루 평균 1170만 배럴로 회복됐지만, 여전히 전쟁 이전의 약 82%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 칼럼은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가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에서 선박 공격 12건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수출 물량이 늘어나는 와중에도 선박 운항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은 셈이다.
국제유가도 뛰었다. WSJ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 12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4% 오른 가격에 마감하며 지난 5월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시설 공격과 미국·이란 간 추가 충돌 우려가 공급 불안을 키웠다.
지역 전체 석유 수출이 회복됐다는 통계만으로 개별 선박의 피격 발표가 거짓이라고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이란이 발표한 피해와 트럼프가 제기한 조작 주장 모두 구체적인 증거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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