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해역에 나가 있는 미 항공모함이 폭탄 등 탄약과 무기, 보급품 등을 대거 보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이란의 대응에 따라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서 나온 소식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3일 미 당국자를 인용해 “중동에 있는 미 군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몇 주 내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선택할 경우에 대비해 군사적 충돌 확대 가능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현장을 직접 방문 취재한 결과 비행 작전뿐 아니라 탄약과 보급품이 대규모로 보충되는 모습도 확인했다”며 “원거리 지상공격(스탠드 오프) 미사일과, 지상 표적을 관통하도록 설계된 벙커버스터 폭탄의 대량 반입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항모가 이란을 상대로 더 대규모의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움직임이 있다”고 평가했다.
WSJ이 언급한 항모는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인 조지워싱턴함이다. 워싱턴함은 9개월 넘게 중동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한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대신해 지난 8월 일본에서 중동 아라비아해로 배치됐다. 워싱턴함에는 병력 약 5000명이 근무 중이다.
현재 워싱턴함의 주요 임무는 이란 항구 봉쇄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 보호지만,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작전 재개 선택에 대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함 무장 운용, 무기 관리 등을 책임지는 브라이언 가르시아 미 해군 중령은 WSJ에 “앞으로 어떤 임무가 주어지든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물자들도 함께 반입하고 있다”며 “이미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별도로 대비를 강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니컬러스 델레오 워싱턴함 함장도 “주변 상황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며 반사적이든 선제적이든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군은 중동에 미군 5만 명 이상과 군함 약 20척을 배치하는 등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트럼프 “작은 ‘장대한 분노’ 또 한 번 벌일 수도”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에서 진행된 중간선거 유세 연설 중 “우리는 또 한 번 작은 ‘장대한 분노’(Epic Fury·지난 2월 말 개시한 이란 공격) 작전을 벌일 수도 있다”며 “그들(이란 측)이 똑똑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협상하자’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고강도 군사옵션을 열어둔 채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더 힐은 지난 24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중부사령부(CENTCOM)는 백악관의 승인이 있을 경우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실시할 계획을 준비해 놓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중동·아프리카 지역센터의 전직 고위 간부였던 해리슨 만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하기로 할 경우 두 가지 형태의 ‘긴장 고조 방안’을 사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더 힐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선택 중 하나는 이란 내륙의 군사 및 정치 목표물을 다시 공격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군이 개입할 경우 민간 및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측 반응은?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작은 장대한 분노 작전’을 언급하자 이란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24일 알리 압돌라히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연계 매체 타스님 통신에 “어떤 상황에서도, 어느 때든 미 군함의 페르시아만 진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 무장전력이 미 해군을 무력화했다. 미군 전력은 페르시아만과 이란 영해 인근에 더는 접근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군대가 페르시아만에 다시 들어오는 꿈이나 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은 걸프 해역에 있는 해저 케이블 타격 계획 등 강도 높은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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