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품고 있는 ‘흑해’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해상 항로가 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 시간) 올해 흑해상 피격 선박은 570척 이상이며 최소 40명의 선원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해상 보안업체 앰브리와 국제해사기구(IMO)가 집계한 이 수치는 특히 공격 건수와 사망자 모두 페르시아만을 넘어서 미국과 이란과의 전쟁 여파보다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같은 기간 페르시아만의 입구이자 출구인 호르무즈해협에서 기록된 공격과 비교해 6배 이상에 달한다.
보도에 따르면 흑해 상황은 여름 동안 급격히 악화했다. 7~9월까지 총 387척의 선박이 공격받았는데, 이는 이전 분기에 비해 5배가 넘는다. 10월에도 선박에 대한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지난 15일 루마니아 인근 해역에서 드론 공격을 받아 화학 운반선 두 척이 피해를 보았으며 23일에는 루마니아 해안 근처에서 유조선이 공격받아 선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흑해가 가장 위험한 해상 항로가 되면서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 항만 운영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항만 운영업체인 TIS에 따르면 지난달 오데사 항을 통과한 선박은 10척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는 7월의 약 400척에 비해 많이 감소한 수치다. FT는 해운 회사들이 치솟는 보험료에 직면했다며, 흑해의 경우 페르시아만에서 운항하는 선박의 보험료보다 거의 두 배나 높다고 전했다. 흑해의 이 같은 상황은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수출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8월 해상 운송량이 140만톤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전쟁 이전보다 약 75% 낮은 수치다.
흑해는 유럽, 아시아, 중동이 만나는 지정학적 교차로이자 전 세계 식량·에너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요충지다. 특히 흑해는 세계 최대의 곡물 수출 경로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밀, 옥수수, 보리 등 많은 농산물이 흑해 항구를 통해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로 수출된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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