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드니프로의 한 기차역이 러시아군의 제트 추진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에는 11세 소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전 11시쯤 드니프로 기차역 승강장을 겨냥해 러시아 드론이 날아들었다. 당시 현장에는 여객열차가 남부 자포리자로 출발하기 위해 정차 중이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제트 추진형 드론 4대를 동원해 드니프로 일대를 기습했다”며 “방공망이 즉시 가동돼 드론 3대를 요격했지만 추적을 피한 나머지 1대가 기차역 승강장에 그대로 추락·폭발하면서 큰 인명 피해를 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습 직후 SNS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기차역 승강장 곳곳에 사상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구급대가 현장에서 부상자들을 바삐 옮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반 통근열차와 여객열차가 정차해 있던 승강장을 드론으로 직접 노린 끔찍하고 잔인한 공격”이라며 러시아의 민간 기반 시설 타격을 강하게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철도공사는 “러시아 드론이 추락하기 전 공습 경보 발령을 통해 위험 수위가 높아졌음을 안내했지만 승강장에 남아 있던 일부 승객들이 미처 피하지 못한 상태에서 드론이 추락해 폭발했다”며 애도를 표했다.
철도 인프라 노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당국은 철도역과 열차 등 민간 교통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로이터 통신이 우크라이나 철도공사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내 철도 시설은 1700곳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여객열차 객차 120량과 기관차 304량이 파괴되고 기차역 43곳이 폐허가 됐으며, 근무 중이던 철도 직원 최소 50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만 러시아는 민간인이나 비군사 시설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는 주장을 부인해 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과 민간인 열차뿐 아니라 석탄 철도를 노린 공습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겨울을 앞두고 대규모 정전을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서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에너지 당국자와 전력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발전소와 함께 발전소로 석탄을 운반하는 철도와 대도시 주변 송전선 등 전력 생산·공급에 필요한 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트 추진 드론 단 한 대가 만든 재앙한편 러시아의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대규모로 투입 중인 제트 드론의 위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제트 드론은 러시아가 전쟁 초반 전장에 투입해 온 이란제 샤헤드 드론에 제트 추진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게란-4’, ‘게란-5’ 등이 주로 제트 드론으로 분류된다.
제트 드론은 기존 프로펠러 방식 드론보다 빠르고 정밀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부담을 키운다. 이번 드니프로 기차역 공습도 제트 드론 4대 중 단 한 대가 방공망을 피하면서 결국 대규모 인명 참사로 이어졌다.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로스토프주에 하루 최대 100대의 제트 드론을 발사할 수 있는 새 기지를 건설 중인 사실이 알려져 우크라이나의 근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지난 28일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군사정보국(HUR)이 공개한 위성사진 분석을 인용해 “새 드론 시설이 밀레로보 군 비행장에서 약 3.5㎞ 떨어진 곳에 건설되고 있다“며 “시설 구조로 볼 때 게란-4와 게란-5를 비롯한 제트 추진 공격 드론의 준비·발사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HUR은 분석 보고서에서 “시설이 완공되면 하루 최대 100대의 드론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기지가 러시아의 겨울철 우크라이나 공습 확대 준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 시설은 밀레로보 비행장을 보호하는 기존 방공망의 엄호를 받을 수 있다. 비행장의 도로와 통신·보급 시설, 정비 체계도 드론 기지 운영에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 기지가 완공되면 현재 최소 12곳인 러시아의 고정식 공격 드론 발사 기지망에 추가된다. 이에 HUR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인접 국가도 공격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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