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 공동생산 합의”
-美 무기 생산 능력을 핵심 동맹국인 일본이 보충
-한국 방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과 일본이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공동 생산하기로 합의하자 중국 정부가 격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9일 아사히신문과 NHK 등 현지 언론은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필리핀 세부에서 회담한 뒤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AMRAAM)의 공동 생산을 위해 일본에 최종 조립·검사 시설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방산 기업 레이시온이 만든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은 미군의 F-35 전투기를 비롯한 서방 전투기들의 핵심 무기로 꼽힌다. 우리 공군의 F-35A와 F-15K에도 탑재되는 주력 미사일이다.
암람은 전투기에서 발사해 가시거리 밖의 적 항공기를 공격할 수 있으며 관성항법과 중간 유도 보정, 능동 레이더 탐색기를 결합해 표적을 추적한다.
양국의 이번 합의에 따라 암람의 핵심 전자기판 조립부터 미사일의 최종 조립과 검사 등이 일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암람 공동 생산을 위한 시설인 ‘FACO’를 일본에 설치하고 사격 훈련을 포함한 미일 공동 훈련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이 일본과 암람 공동 생산하는 배경이번 사업은 양국의 방위 장비·기술 협력 확대 구상인 ‘오퍼레이션 슈퍼차지’(Operation Supercharge)의 일환이다.
오퍼레이션 슈퍼차지는 미사일의 공동 개발·공동 생산을 확대하고 핵심 방산 물자의 생산 능력과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는 미일 방산 협력으로,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양국이 필요한 무기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방위 산업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넘게 이어지는 데다 이란 전쟁도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이미 한계에 이른 미국의 무기 생산 능력을 아시아의 핵심 동맹국인 일본이 채워주는 셈이다.
일본 본토에서 미국 미사일을 생산하게 될 경우 미일 군사 협력은 단순히 무기를 사고파는 수준을 넘어 ‘군사 기술 이전’ 수준으로 격상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양국은 탄도미사일 요격용 SM-3 블록 IIA 미사일의 생산 확대를 위한 기술 정보도 공유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대만 유사시 등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해 미사일 생산 거점이 전진 배치된다는 점에서 중국의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미일 양국은 이번 합의를 두고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일의 군사 협력이 지역 안정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일본이 양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안보 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다른 나라를 겨냥하거나 다른 나라의 이익을 해쳐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현 정부는 집권 이후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국제법과 국내법의 제약을 끊임없이 넘어서고 있다”며 “이는 전후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라면서 국제사회가 고도의 경계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을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미일 양국은 최근 일본 후쿠오카현 쓰이키 공군기지에서 대규모 연합 훈련 ‘킨소드 27’(KS27)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에는 세계 최강 스텔스 전투기로 꼽히는 미 공군 F-22 랩터도 전개됐다.
쓰이키 공군기지는 한반도와 가까운 규슈 북동부에 있으며 대만과도 근접하다. 이에 중국 정찰기와 드론이 곧바로 훈련 지역을 비행하면서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미일 암람 공동 생산, 한국 방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미국의 동맹국 방산 생산 기지 확대와 이에 따른 공급망 재편에 한국 방산업계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이 동맹국을 중심으로 방산 생산 기지를 분산하는 전략을 확대할 경우, 한국 역시 기존의 무기 체계 수출 경쟁력뿐 아니라 핵심 부품의 생산 능력과 공급 안정성을 함께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현재 한국은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할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등 항공 무장 체계의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K2 흑표 전차와 K9 자주포, 천궁-II 등 수출용 무기 체계의 대규모 생산 시설과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생산 인프라와 양산 역량은 향후 미국 등 동맹국과의 방산 협력 확대 과정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무기 체계의 공동 생산이나 생산 시설 분산 등 협력 기회가 주어질 경우, 한국은 축적된 생산 경험과 납기 대응 능력을 앞세워 글로벌 방산 공급망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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