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수도 모스크바 인근에서 트럭 탑재형 공중 수송기를 임시 이동식 방공 진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드론을 요격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매체 밀리타르니는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 지역에서 많은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기동 화력팀이 ‘베르바’와 ‘이글라’ 등 휴대용 대공 미사일(맨패즈)를 장착하고 높은 플랫폼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고가 사다리로 보이는 높은 플랫폼 위로 러시아 군인이 서 있고, 몸에는 맨패즈가 장착돼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는 고가 사다리 형태의 플랫폼을 ‘공중 수송기’로 표현했다. 해당 플랫폼은 트럭에 탑재된 형태였다.
이는 가급적 높은 곳에서 모스크바를 향해 날아드는 우크라이나 드론을 요격하기 위한 작전으로 보인다.
밀리타르니는 “고정된 사격 진지와 달리 ‘공중 수송기’(고가 사다리탑)는 러시아군이 드론 접근을 예상하는 지역으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치가 완료되면 고가 사다리가 맨패즈 미사일 운용병들을 주변 건물과 나무, 기타 장애물을 피해 올려주고, 저공으로 비행하는 드론에 대해 더 명확하고 넓은 사격 범위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는 “러시아 곳곳에서 유사한 모습이 공개됐다”며 “맨패즈로 무장한 러시아 군인이 고가의 플랫폼 위에 서 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는데, 이는 이러한 작전이 단순한 실험을 넘어섰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매체에서는 이동형 트럭에 장착된 고가 사다리를 통해 올라가 맨패즈로 드론을 요격하는 작전이 기존의 방공 시스템을 대체하고 있는 분석도 나왔다.
러시아 군사 전문 텔레그램 채널(VChK-OGPU)은 “모스크바 주변의 고정된 위치에 배치된 판치르 방공 시스템 수가 이전보다 줄고 있다. 여기에는 과거 건물 옥상에 설치됐던 판치르 방공망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대비해 고정 배치된 방공망들이 예상보다 효과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집무실과 사저 등이 있는 모스크바를 가장 촘촘하고 다층적인 방공망으로 보호해 왔다. 여기에는 판치르-S1 기관포 및 미사일 복합체, S-400 장거리 방공 시스템, 단거리 토르 시스템을 포함하며 수도 안팎에는 100개 이상의 방공 진지가 배치돼 있다.
‘생명줄’ 끊기기 직전인 우크라이나한편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속도 제한으로 전쟁 수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스타링크의 군사용 버전인 ‘스타실드’에 시속 100마일(약 시속 160㎞)의 속도 제한이 걸리자 우크라군의 드론 운용과 중거리 타격 임무, 보급과 병참 등 전반에 크고 작은 차질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스타실드의 속도 제한으로 전장의 표준 무기가 된 드론 운용에 특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제7군단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드론 운용은 계속됐지만 (스타실드) 연결 끊김 때문에 통제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제7군단은 14일 스타실드 네트워크 연결이 불안정해지면서 일부 임무를 취소했다.
스타실드의 속도 제한 문제로 인해 러시아 측 표적에 대한 공격이 실패로 돌아간 사례도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한 부대는 인터넷 연결 불량으로 러시아 무기고에 대한 드론 공격에 실패했다. 당시 발사 직후 고도를 높이던 드론 두 대와의 연결이 끊어졌고, 이후 속도를 높이던 또 다른 드론 4기도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발사한 드론 가운데 2기만이 러시아의 다연장 로켓 시스템용 무기를 보관하던 창고에 도달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측은 스타실드의 속도 제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간 갈등에 따른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일이라 주장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 총리 관저에서 앤디 버넘 영국 총리의 회담에 앞서 “스타링크와 정보 공유를 둘러싸고 어려움이 생긴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14일 엑스에 “스타실드 시스템은 미국 정부가 소유하고 통제한다”며 “속도·사용에 대한 모든 제한은 미국 군 당국과, 최종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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