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난파선이 튀르키예 해안에서 발견됐다. 영국 BBC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케코바섬 인근 해저에서 약 4400~4700년 전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난파선이 발굴됐다고 보도했다.
고대 이집트에서 기자의 대피라미드가 건설되던 시기와 비슷하게 운행된 이 난파선은 약 10m 길이로 지중해를 가로지르던 무역선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수천 년의 세월 탓에 지금은 나무 구조물이 거의 부식돼 사라져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과 같은 기술로는 배의 나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다만 배에는 단단한 점토로 만들어진 30여개의 암포라와 돌로 만든 닻 3개가 남아 그 자리를 지켰다. 암포라는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 주로 와인과 올리브유를 저장 운송하는 데 사용한 용기를 말한다.
탐사를 이끈 튀르키예 아크데니즈 대학 하칸 외니즈 교수는 “암포라의 디자인이 이집트와 중동에서 발굴된 것과 일치하며, 이는 4400~4700년 전의 것”이라면서 “장식 기법을 비교해 보면 이 난파선은 확실히 초기 청동기 시대의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난파선은 당시 중동의 요르단 계곡 일대에서 제작된 암포라 등을 싣고 레반트 지역(레바논·시리아 등 동부 지중해 연안)에서 출발해 고대 무역 도시 트로이나 크레타섬으로 향해가던 중 폭풍우나 거센 조류를 만나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케코바섬 주변은 강한 해류와 바람 때문에 많은 배들이 침몰한 기록이 있다.
사실 이 난파선은 지난 2022년 외니즈 교수가 이끄는 지중해 고고학 협회 탐사대가 처음 발견했다. 다만 발견된 암포라 상태가 매우 좋아 100~200년 된 것으로 추정해 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집트 고고학 문헌을 연구하던 중 이 난파선에서 발견한 암포라와 똑같은 형태가 대피라미드 유적에서 출토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인 정밀 조사가 시작됐다. 결국 올해 초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의 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수중 발굴과 인양이 시작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난파선이라는 큰 결과를 얻게 됐다.
외니즈 교수는 “우리는 약 50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 이 유물을 처음으로 만진 인류”라면서 “우리는 항상 선원과 암포라를 만든 사람과 이를 운반한 사람, 그리고 남편을 기다리던 여인을 생각한다. 그들은 안타깝게도 돌아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